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 보전의 필요성

제7절 보전의 필요성 //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일반과 마찬가지로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경우에 하여야 할 것이고(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 그 중에서도 특히

만족적 가처분에 속하기 때문에 보전의 필요성에 관하여 보다 고도의 소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고도의 소명이라 함은 채무자에게 반증을

허용하더라도 심증이 번복될 가능성이 극히 적은 경우를 말한다.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사건은 당해 발명분야의 시장을 장악하고자 하는 경업자 간의 다툼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것이 보통이어서 가처분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관계가 극히 첨예하게 대립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의 유무를 판단하는

법원으로서는 가처분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들의 이해득실관계, 본안

소송에 있어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 기타 제반 사정들을 신중하게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38)

1. 당사자의 이해득실관계

가. 채권자측의 사정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를 고려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손해에는 시장점유율의 감소, 실시품 매상고의 감소, 판매가격의 저하, 판매경비의 증가에 따른 재산적 손해와 침해행위로

인한 명예, 신용의 훼손 등 정신적 손해가 모두 포함된다.

채무자가 금전적인 손해배상을 할 자력이 없다는 사정은 채권자가 특허권침해로 입게 될 현저한

손해를 인정할 주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차 금전적인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침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배척하는 것은 독점적 실시권을

보장하고 타인의 침해행위를 배제하고자 하는 특허권 제도의 본질에 반하여 침해자에게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일종의 강제실시권을 허락하는 결과가 되므로

타당하지 아니하다.

채권자가 특허발명을 위하여 투여한 연구개발비의 규모가 크고, 당해 특허 분야에 있어서의 경쟁이

치열하며, 기술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침해금지가처분의 보전의 필요성이 높게 인정될 것이다. 그리고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가 시장점유율의 감소,

신용 저하 등과 같이 금전적 배상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거나 단시간 내에 회복하기가 어려운 손해일 경우에도 보전의 필요성이 더 커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채무자의 침해행위를 저지하지 아니한다고 해서 채권자의 잠재적인

고객이 종국적으로 이탈할 우려나 수요자를 추가 상실할 우려가 거의 없는 경우, 예컨대 물품이나 용역의 이용이 1회적인 것이 아니고 반복적인

것이어서 나중에 본안판결 확정 후에 채무자의 실시행위를 금지하면 채무자의

----

38) 대법원 1993. 2. 12. 선고 92다40563 판결은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다.

고객이 당연히 채권자의 고객으로 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등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채권자가 침해사실을 알고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침해금지가처분신청 등 권리구제를

위한 조치를 게을리 하였다는 사정은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함에 있어 소극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허발명의 실시 여부에 따라서도 보전의

필요성이 달라진다고 할 것이다.

(1) 특허발명 미실시의 경우

채권자가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미실시의 이유가 무엇인지, 출원공고 후 몇 년이 지났는지, 구체적인 실시계획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위와 같은 미실시를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특허발명 실시의 경우

채권자가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측의 이해관계와 비교형량하기 위하여 그

실시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즉, 채권자측의 영업품목에서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차지하는 비중, 생산설비, 생산량, 영업실적,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그것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대체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반면 채권자측의

실시상황이 채무자측의 실시상황에 비교해 볼 때 극히 미미한 경우에는 다른 제반 사정과 더불어 보전의 필요성을 배척해야 할 사유가 될 수 있다.

나. 채무자측의 사정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채무자가 입게 될 손해를 고려하여야 한다.

보통 영업규모가 큰 제조업자의 경우에는 그 영업의 실시가 금지됨으로써 상당한 손해를 입게 되는바, 만약 채권자측의 실시상황이 극히 미미하다고

한다면 다른 제반사정과 더불어 보전의 필요성을 배척해야 할 사유가 될 수 있다.

특허권침해의 성립요건으로서 채무자의 고의·과실 등 주관적 요소는 필요하지 않으나, 보전의

필요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가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게 될 손해가 채무자의 고의적인 특허권침해행위로 인하여 그 스스로 초래한 것

인지 여부도 고려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당해 특허발명에 관련된 사업의 초기 단계에 있다거나, 당해 제품 이외에 다른 제품도

다수 취급하고 있어서 당해 제품의 사업상 비중이 낮은 경우에는 채무자가 입게 될 타격이 적으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보다 용이하게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예컨대 교량의 설치방법과 같은 방법발명에 있어서 이미 특허를 이용하여 시공이 끝난

부분을 제거하라거나 무조건 공사를 중지하라는 신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2. 본안소송에 있어 장래 승패의 예상

침해금지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일단 소명된 경우라 하더라도 본안소송에서의 종국적인 승소 가능성은

상이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본안소송에서의 장래 승패의 예상 역시 실무상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가 된다. 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의 승소가능성을 명백히 소명한 경우에는 본안판결시까지 정당한 권리자인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는 분명한 반면, 채무자가 가처분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손해를 입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보전의 필요성은 보다 쉽게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안에서의 승소가능성이 낮은 경우에는 가처분이 배척됨으로써 채권자가 입게 될 손해보다

가처분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부당하게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 높아지므로 미리 가처분을 받아들일 만한 보전의 필요성은 적어진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채권자가 전용실시권자인데 특허권자에 대한 계약위반으로 어차피 실시권등록이 말소될

운명에 있는 경우는 여전히 전용실시권자로 등록되어 있음을 기화로 제3자에 대하여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특허발명이 신규성이 없는 공지기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무효심결의 유무에

관계없이 피보전권리인 침해금지청구권의 존재 자체가 부인되겠지만, 신규성은 인정되나 진보성이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가처분채권자가 신청 당시에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

권리가 가까운 장래에 소멸하여 본안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으리라는 점이 현재에 있어 충분히 예상되는 경우에는 필요성이 없다고 풀이하는 것이

상당하고, 더구나 특허권침해의 금지라는 부작위의무를 부담시키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일 경우에 있어서는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으로서 만일 가처분신청 당시 채무자가 특허청에 별도로 제기한 심판절차에 의하여 그 특허권이 무효라고 하는 취지의 심결이 있은

경우나, 무효심판이 청구되고 그 청구의 이유나 증거관계로부터 장래 그 특허가 무효로 될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보전의 필요성을 결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고 판시하여(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무효심결이 이미 내려진 경우에는 그 심결이 확정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장차

특허법원 등에서 심결이 취소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소명되지 않는 한 침해금지청구의 본안 승소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원칙적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부인함이 타당하고, 아직 무효심결이 없는 경우라도 무효심판청구 이유나 증거관계로부터 판단할 때 장차 무효심결이 내려질 개연성이 높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부인하여야 할 것이다.

3. 공공복리

특허법은 독점적인 특허권의 보호로 인하여 단기적으로는 자유경쟁을 저해하는 불이익이 있다

하더라도 특허권 보호의 인센티브를 통하여 발명을 장려하고 기술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공익에 보다 부합한다는 공공정책적 결단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일반적인 특허권침해사건에 있어서 유효한 특허권에 대한 침해가 인정될 경우에는 그 특허권을 보호하여 주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침해금지가처분으로 인하여 본안판결의 확정시까지 공공복리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그와 같은 공익적 요소도 고려하여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하여야 한다. 가령 채권자가 특허발명을 실시하지 않거나 극히 미미한 정도로

실시하고 있고, 반면에 채무자는 상당한 규모로 특허발명을 실시하여 그 실시제품을 대량생산하는 경우에 법원이 가처분을 발령하면 채무자의 영업이

중단되는 결과 일반사회에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부족한 상황이 초래된다. 이 경우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사치품이라거나 다른 대체품이 있을 경우에는

일반 사회의 불이익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 의약품이나 생활필수품으로서 달리 대체품도 없는 경우라면 그 불이익이 막심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은

보전의 필요성을 배척해야 할 사유가 될 수 있다.

대법원 판례 중에는 보전의 필요성을 배척하는 여러 사유 중 하나로서 국가의 수출전략을 들고

있는 것도 있다(대법원 1994. 11. 10.자 93마2022 결정).

예를 들어 이동통신서비스의 전면적인 중단을 요구하거나, 교통카드·휴대폰을 이용한 결제

시스템서비스, 하수처리시설의 운영중지를 구하는 경우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4. 채무자의 태도

채무자가 본안판결 확정시까지는 제조·판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경우 단순히 위와

같은 약속만으로 보전의 필요성을 부인하기는 어려우나 예컨대 채무자가 이미 상당한 비용을 들여 동일한 용도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다른 금형을

제작한 것이 소명되는 경우 등은 다른 여러 사정까지 감안하여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아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채무자가 실제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음이 명백한 경우(아예 생산한 적이 없다고 다투다가

그 주장이 허위로 밝혀진 경우는 다르다), 기념품 등으로 한정수량만 생산한 경우, 전시회에 전시하였으나 실제로 제품을 제조하지는 아니한 경우,

카탈로그만 작성한 경우 등은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 원래 계약에 의하여 사용권을 부여하였다가 로열티

미지급 등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경우는 상반된 두 가지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 하나는 계약해지의 사유 등이 다투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계약에

기하여 이미 완성되거나 인도된 물품만을 판매하는 경우 쉽게 가처분

을 발령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반면 채권자의 대리점, 하도급관계에 있다가 계약에 위반하여

특허권 침해에 감히 나아간 경우에는 오히려 통상의 경우보다 보전의 필요성을 쉽게 인정할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5. 채무자의 지위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어떠한 지위에 있는지, 특허침해를 주도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설령 특허를 침해하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특허침해품을 제조하는 제조회사와 판매회사, 제조회사와 이를 이용하여 시공하는 회사가 있는 경우

제조회사를 제쳐 두고 판매회사나 시공회사만을 상대로 하는 가처분신청은, 오히려 판매회사가 주도가 되어 제조회사에 하도급을 주어 침해품을

제작하였다든가, 특정 판매회사 등의 판매나 시공의 분량이 제조회사 제조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든가 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특허를 침해하는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민을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고 농수산물유통공사 등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가처분도 앞서와 같이 유통업체의 주도적인 특허침해행위가 밝혀져 있지 아니한 이상 채권자의 편의만을 위한 것으로서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채권자가 침해자를 상대로 한 특허권침해분쟁에서 승소한 직후 특허권분쟁에서 패소한 침해자로부터

실시권을 부여받아 사용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침해금지가처분을 제기한 경우 그러한 채무자에게는 특허권자와 합의하거나 다른 대체품을 찾을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기까지는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그 침해품이 사업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컴퓨터프로그램 등

채무자의 사업에 불가결한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채권자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외국법인이고 채무자는 자동차를 조립·생산하는 내국법인인데,

채권자는 채무자가 자동차 일부 부품에서 채권자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채무자는 채권자가 아닌 다른 외국법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두 외국법인 사이에 특허권에

관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사정이 소명되는 경우, 외국법인 간의 특허권리관계에 대한 분쟁이

종결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단순 부품사용업체인 내국법인을 상대로 하는 가처분은 그 보전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http://